본문 바로가기
해외여행/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라카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

by 환희심(歡喜心) 2026. 2. 20.
반응형

 

[말레이시아/말라카] 언덕 위의 아름다운 폐허,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

스타더이스 옆으로 난 가파른 계단을 따라 10분 정도 올랐다. 숨이 조금 찰 때쯤, 말라카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세인트 폴 언덕' 정상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엔 지붕 없이 벽만 남은 고요한 폐허, '세인트 폴 교회(St. Paul's Church)'가 서 있었다.

 

⛪ 지붕 없는 교회의 쓸쓸한 아름다움

1521년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에 지어진 이 교회는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가톨릭 교회 건물 중 하나다. 하지만 지금은 화려함 대신 세월의 흔적만이 가득하다. 네덜란드와 영국을 거치며 전쟁과 화약고 사용 등으로 파괴되어 지붕은 사라졌고, 붉은 벽돌과 돌벽만이 앙상하게 남았다.

내부로 들어서면 벽면을 따라 세워진 거대한 비석들이 눈에 띈다. 네덜란드 귀족들의 묘비라고 하는데, 폐허가 된 교회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기묘하면서도 숙연한 느낌을 준다.

 

🙏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동상

교회 앞에는 하얀 동상 하나가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다. 동아시아 선교의 주역이었던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다. 특이하게도 동상의 오른쪽 손목이 잘려 있는데, 이는 사고로 부서진 것이 아니다.

그가 죽고 나서 시신을 옮길 때 오른쪽 팔을 잘라 로마로 보냈는데, 훗날 세워진 이 동상 위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정확히 같은 오른쪽 팔목이 부러졌다는 기적 같은(혹은 미스터리한) 일화가 전해진다. 교회 내부 중앙에는 그가 잠시 안치되었던 빈 무덤 자리도 철창으로 보존되어 있다.

 

🌊 언덕에서 바라본 말라카 해협

교회 자체도 인상적이지만, 이곳에 올라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전망 때문이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면 붉은 지붕의 말라카 시내와 멀리 말라카 해협의 푸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땀을 식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 방문 후기

세인트 폴 교회는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분위기'를 느끼러 가는 곳이다. 폐허가 주는 특유의 공허함과 역사적 무게감, 그리고 언덕 위의 상쾌한 바람이 공존한다. 말라카의 역사를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조용하게 지켜보고 있는 장소다.

 

📍 위치: Jalan Kota, Melaka (스타더이스 옆 계단으로 도보 이동) 💡 팁: 계단이 꽤 많으니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