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는 마법
- 세계 교사상 수상자 자피라쿠의 아주 특별한 수업 이야기
안드리아 자피라쿠 (지은이), 안진희 (옮긴이), 롤러코스터, 2023-12-05,
원제 : Those Who Can, Teach (2021년)
차례
프롤로그 _ ‘세계 교사상’ 수상의 영광
1장 알바로, 침묵의 세계로 돌아가지 마
2장 교복이나 지각보다 더 중요한 것들
3장 운명과도 같은 앨퍼턴 공립학교
4장 왜 우리는 이 일을 하는 걸까?
5장 힘겨운 삶과 싸워나가야만 하는 아이들
6장 예술은 가치 없다는 편견과의 싸움
7장 한 명의 아이가 품에서 떠나갈 때
8장 이민자 아이들이 안고 있는 위기
9장 게임과 소셜미디어의 대혼란에서
10장 다른 교사를 평가하는 일의 괴로움
11장 모든 아이는 꿈을 성취할 잠재력이 있다
12장 ‘세계 교사상’이 실현해준 꿈 -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에필로그 _ 미술실에서 시작된 기적 같은 이야기
감사의 말
출판사 제공 책소개
책 속에서
프롤로그 _ ‘세계 교사상’ 수상의 영광
우리 브렌트구에서는 100개 이상의 언어가 사용됩니다. 그 언어 중 80개가 우리 학교에서 사용되지요. 많은 학생에게 영어는 부수적인 언어이고, 학교에서 배워야만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영어는 아이들에게 최초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교사들의 시간과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게 만듭니다.
우리 아이들은 힘든 삶을 살고 있습니다. 브렌트구는 런던에서 가장 빈곤한 구 중 하나입니다. 어떤 학생들은 다른 네 가구의 구성원과 집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공부할 수 있는 조용한 곳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죠. 아이들은 높은 수준의 박탈과 빈곤을 겪고 교사들은 매일매일 집단 폭력과 극우주의에 대해 염려합니다.
그렇지만 우리 학교는 아이들의 것입니다. 학교는 아이들이 자신이 하루에 두 끼의 괜찮은 식사를 하리라 확신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따뜻한 곳이지요. 아이들이 미래를 바꿀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미술은 아이들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제 학생 중에는 미술 활동을 통해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아이, 미술실이 편안하게 느껴져 난생처음 또박또박 말을 한 아이도 있습니다.
미술이 영어를 하지 못하거나 특별 교육이 필요하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귀중한지.
그들은 의사결정자다. 하지만 그들의 결정이 낳은 결과들과 더불어 현실에서 직접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우리다.
제 세계에서는 영어가 제2언어인 아이들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미술은 수학과 더불어 아이들에게 동등한 경쟁 조건을 부여하는 몇 안 되느 ㄴ과목 중 하나죠. 왜 이런 사실이 정부에는 중요하지 않은 걸까요?
이 일은 입증 작업 그리고 서류 작업과 아무 관계가 없다. 이 일은 내가 매일 가르치는 학생들과 관계가 있다. 딱 이런 회의실에서 이루어진 어떤 결정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고 있는 학생들 말이다.
특수교육이 필요하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어떤가요? 하나의 작업을 마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을 써야 하는 아이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존재 자체가 지워져버리는 아이들은요? 미술 과목은 이런 아이들에게 발전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고요. 다른 모든 아이와 마찬가지로 자신에게도 기술과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런 사실이 왜 정부에는 중요하지 않은 거죠?
P. 20~21 교육은 목표를 달성하는 학교들, 평가와 순위표에 관한 것이 아니다. 교육기준청Ofsted과 대학입학자격시험, 혹은 신규 교사 채용에 관한 것도 아니다(나는 떨리는 손에 아직 들려 있는 종이를 힐끗 본다). 교육은 학생들에 관한 것이다. 교육은 살아 있는 진짜 사람들에 관한 것이고, 우리 교사들은 이런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이미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교사들의 정신 건강은 어떤가요?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 교사들의 업무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습니다. 속도에 맞추기 위해 휴일에도 일하고요.
1장 알바로, 침묵의 세계로 돌아가지 마
장애가 있고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학교에서 전학옴, 아주 작은 그림을 섬세하게 그림, 그림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칭찬함. 계속 그리도록 독려함, 작업 내내 알바로를 안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음, 내가 먼저 붓을 놀리면 알바로가 따라서 한 번 붓을 놀리는 식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의 자신감이 커짐. 그림에 재능을 인정받으면서 알바로는 학교생활 다른 영역에서도 자신감이 커짐. 알바로는 내가 미술 수업을 하는 교실에 붙박이 학생이 되고 ‘상주 예술가’로 유명해짐. 저학년 학생들 수업을 도움. 멘토 역할. GCSE시험에서 D 등급을 받음 → 도전해서 A 등급을 받게 됨
교훈: 특수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은 너무 쉽게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학습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초등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일반 아이들보다 두 배 더 높고 학교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일곱 배 더 높고 빈곤하게 살 가능성이 두 배 더 높다. 취업할 가능성이 더 낮다. 낮은 기대를 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그랬다. 교사들에게 이런 아이들을 도울 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2015년 한 보고서는 “특수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은 모든 아이에게 좋은 교육이다”라고 결론지었다.
학교에는 알바로 같은 아이들이 항상 있다. 이들은 교실 뒤편에 앉아 벽과 조화를 이루려고 애쓰거나 다른 사람들 눈에 띌까 봐 두려워서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알바로는 침묵의 세계로 후퇴했다. 자신이 현실 세계에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알바로와 같은 학생들을 간과할 때가 너무 많다. 교사들은 너무 정신없이 바쁘고 다른 행정 업무에 치여 알바로와 같은 아이들에게 절실한 시가노가 인내심을 할애할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시간과 인내심을 할애한다면 그 아이들이 무엇을 성취할지 한 번 생각해보라.
나는 다시 절대로 첫인상에 기반해 아이를 판단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그렇지만 많은 아이가 학교에서 쓰고 있는 가면 뒤 현실을 생각한다면 나는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너무나 많다.
2장 교복이나 지각보다 더 중요한 것들
우리 자치구에 사는 아이들은 믿기 힘들 정도의 빈곤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아이들에게는 매일 아침 가까스로 등교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성취라 할 수 있었다. 이 아이들은 적절한 교육을 받기 위해 온갖 역경과 싸우고 있었다. 일반적인 상황과 반대로 오히려 부모를 돌봐야 하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우리 같은 사람은 들어보지도 못할 엄청난 고난을 겪고 있는지도 몰랐다.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이와 같은 아이들을 만나면서, 나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친절히 대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왜냐하면 한 아이가 그날 아침에 어떤 일을 겪고 겨우 학교에 왔는지 절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완벽하게 다림질된 교복을 입지 않았거나 수업에 몇 분 지각하더라도 나는 야단치지 않았다. 그냥 아이들이 집에 무엇을 남기고 왔는지 누가 알겠는가
대부분의 사람은 이민자들이 빈곤한 자기 나라를 떠나 이 나라에 왔을 거라고 짐작한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나 수많은 다른 가족의 경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우리 가족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남겨두고 떠나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고 그런 흉터는 우리 가족 안에서 항상 느껴졌다. - 그리스 이민자
이민자들이 자기 정체성, 언어, 음식과 문화적 전통에 집착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니었다.
이민자 아이들의 엄마를 보면 할머니가 떠올랐다. 얼마나 길을 잃은 듯한 기분일까. 자신이 알고 있는 집과 언어와 친구들로부터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훨씬 안 좋은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하지만 부모들은 이곳이 더 낫고 적어도 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나는 할머니가 우리 학교 선생님들에게서 할머니의 모국어로 인사를 받았던 게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잘 알았다. 그래서 내가 할머니를 추모하며 학생들에게 같은 일을 해주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안녕’ ‘기분이 어때’ ‘환영해’를 수십 가지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학부모들과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올 때 이런 행동을 접하면 얼마나 큰 차이가 생기는지 직접 목격했다. 나는 이민자의 자녀로 사는 것이 얼마나 고립감을 주는지 뼛속 깊이 알고 있었다.
경험상 특정한 캐릭터의 학생들은 서로에게 자석처럼 끌렸다. 이들은 ‘나는 너와 협력할 수 있어’ 혹은 ‘너는 내게 쓸모 있을 것 같아’라고 말하는 표정을 주고받는 것 같았다.
이 아이들이 특정한 이미지를 연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이들은 연약해 보이게 할 여유가 없다. 모하메드는 우리 학교에 들어선 순간부터 자기 자리를 스스로 찾아야 했다.
모하메드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다. 지속적인 처벌은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저 모하메드의 화를 돋울 뿐이었고 학교를 증오하고 교실을 떠나야 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할 뿐이었다. 심지어 모하메드가 떠나지 않도록 우리가 애쓰는 공간(아마도 모하메드에게 유일하게 안전한 공간일 것이기에)조차 모하메드에게는 적대적으로 보였을 것이다. 나는 모하메드가 왜 모든 걸 포기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교사로서 우리는 여러 상황에 스스로 둔감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직업과 관련해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될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감정의 스위치를 끌 필요가 있다. 잘못하면 우리는 번아웃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필요한 피난처를 제공할 수 있겠는가
학생들에게 옷을 입하는 일은 교사의 역할이 아니다. 하지만 이 점이 아이들의 전반적인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 학교에 오는 학생 한 명 한 명은 학생 보조금에서 지급된 넥타이, 점퍼, 그리고 가방을 받는다. 이는 최소한 겉모습이라도 학생들이 서로 동등한 기반에서 출발할 수 있게 해준다. 학교가 주는 선물이자 우리 공동체에 잘 왔다는 환영 인사다. 또한 일부 학부모에게는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편이기도 하다. 경험상 학생들은 말쑥하게 차려입으면 말쑥하게 행동한다. 최소한 이미 걱정거리가 차고 넘치는 힘겨운 삶을 사는 아이들에게 한 가지 걱정을 덜어주는 일이다.
3장 운명과도 같은 앨퍼턴 공립학교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기를 원한다. 아이들 또한 다르지 않다. 이 학생들이 잊힌 이유는 한 가지 교육 방식을 모두에게 적용하는 접근법에 이들이 드어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아이들에게는 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참고해서 이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수업이 필요했다. 다른 어떤 것도 이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고 더 중요하게는 이들의 주의를 유지하지 못했다.
그 당시 나는 이 학생들과 열 살밖에 차이 나지 않아 아이들이 언급하는 가수들 이름을 들어본 적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 대우를 받았다. 공유하는 것이 많을수록 많이 배울 수 있다. 이는 내가 애초에 교사가 되고자 한 이유이기도 하다. 점차 이 학급과의 수업이 다른 수업보다 기다려졌다. 예전에는 시계만 뚫어지게 보면서 시간이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던 학생들이 이제 자신에게도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4장 왜 우리는 이 일을 하는 걸까?
오늘날에는 학생 보호 정책, 규칙, 규정들이 있기 때문에 교사들이 절대로 이렇게 할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정확히 마타 선생님이나 키네인 선생님과 같은 교사가 되기 위해 교육계에 뛰어들었다. 선생님들은 규칙을 어겼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무언가 느끼도록 만들었다. 다른 누구도 하지 않은 일이었다.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는 난생처음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고 느꼈다.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목표는 아이들이 특정한 과목 영역에서 발전하도록 하는 것만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인생의 많은 다른 영역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술들을 갖춰주는 것도 중요하다. -규율, 헌신, 끈기, 노력 같은 기술 말이다.
어떤 아이들은 교사의 취약점을 이용하는 특유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리엄도 그랬다. 그녀의 수업에서는 단 헌 번도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었다. 만약 그녀가 어떤 것을 하라고 요청하면 리엄은 거부했다. 그 결과 징계를 내리면 리엄은 자기만 부당하게 괴롭힌다며 그녀가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했다. 리엄이 교실 한복판에서 서서 버릇없이 굴며 소리를 지르고 교사가 자신을 괴롭힌다고 비난할 때면 다른 학생들도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교사가 요청한 것은 그저 제자리에 앉아서 다른 학생들처럼 공부에 집중하라는 것뿐인데 말이다. -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좌절감을 주는 경험.
심각한 빈곤을 겪으며 사는 학생을 돕는 일과 그 학생을 방치하는 일은 종이 한 장 차이다.
학대와 방임은 아이들에 대한 염려의 주요 원인이었다. 이런 신고의 다수는 앞으로도 학생들을 염려하는 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 아이들의 집은 네다섯 가족이 하나의 집을 나눠 쓰고 있었다. 그들은 당번표를 만들어 차례대로 주방에서 요리했고 대개 각 가정에 할당된 한두 시간 동안 하루 전체의 음식을 만들어 그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지정된 조리대 구역에 쌓아두었다.
교사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를 잘 돌봐야 한다는 기대가 지나치게 높다. 매우 당연한 일처럼 말이다. 하지만 때때로 스트레스와 긴 업무 시간 때문에 교사의 자녀는 간과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교직원의 76퍼센트가 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른 모든 산업과 마찬가지로 교직에서도 일과 삶의 균형은 정책 결정권자들의 태도에 의해 좌우된다.
필수 직무를 훌쩍 뛰어넘어 학생들을 돌보고 보호하는 일은 교사의 업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가 학교에 요구하는 어떤 데이터에도 이런 사정은 포착되지 않는다. 교육부 장관들은 학습 영역에서 오로지 시험 성적에만 초점을 맞춘다. 만약 교사의 업무가 교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만 다룬다면 시험 성작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업무 시간을 구성하는 다른 모든 측면을 계산에 넣지 않는다. 해도 교사들의 업무란 매년 계속 늘어나고 교사들의 업무 시간은 기본 수업 시간보다 훨씬 더 길어지고 있다.
2019년도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영국의 교사 중 4분의 3이 일과 삶의 균형이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나쁘다고 응답했다. 이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젊은이들에게 교직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묻자. 교사 중 93퍼센트는 과도한 업무량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 일을 하는 걸까? 많은 교사가 교직을 하나의 직업으로 여기지 않고 대신 하나의 삶의 방식 자신의 DNA에 새겨져 있는 하나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르치는 이유는 가르쳐야만 하기 때문이며, 이 일 대신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특별한 순간은 단순한 말로 표현하기가 힘들다. 학생이 어떤 개념을 이해하느라 몇 주 동안 씨름하다가 마침내 눈빛이 반짝이는 순간, 혹은 몇 달 동안 철벽을 두르고 있다가 결국 마음을 열고 다가오는 순간 말이다. 모든 것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은 바로 이런 순간들이다. 자신이 뭔가 변화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자신이 어린 영혼을 고양해 더 나은 일을 하거나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될 때보다 더 짜릿한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교사들에게는 이것이 전부다.
5장 힘겨운 삶과 싸워나가야만 하는 아이들
나는 수업을 자주 멈추면서 아이들에게 서로의 작품을 보고 그것을 비평하는 기회를 주는 편이다. 친구에게 그 다음에 어떻게 그리면 좋을지 제안하거나 그림에서 뭐가 부족한 것 같은지 이야기하게 한다. 이 방법은 학생들이 기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 가늠해보는 좋은 방법인 데다 학생들의 비평적 시각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행동 문제가 있는 아이들은 주위 사람들과 완전히 다른 렌즈로 삶을 보기 때문에 오해나 의사소통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영어를 할 줄 모르는 학생들의 좌절감, 나 또한 그런 학생들과 비슷한 좌절감을 느꼈다. 학생들과 의사소통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때, 그리고 학생들을 학습 과정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참여시키고 싶을 때 특히 더
알렉스가 살면서 대처해야 했던 온갖 문제를 생각해봤을 때 인정을 받은 한순간만으로 삶의 방향이 바뀌었다는 사실은 정말 놀라웠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거듭 배우는 한 가지 교훈은 누구에게나 가끔 자신을 진정으로 믿어주는 단 한 사람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EAL(추가 언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n additional language) (영국·아일랜드에서 영어가 제1언어가 아닌 아동에게 가르치는 영어를 가리킴))학생들이 높은 성적을 받는 일은 그리 특이한 일이 아니다. 실제로 2018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어 외에 한 가지 언어를 더 사용하며 자라는 아이들은 열여섯 살이 되면 자기 또래들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는다. 이 아이들은 영어를 전혀 알지 못한 채 이 나라에 와서 얼마 지난 뒤 영어가 모국어인 아이들을 능가하는 것이다. 이 점이 내가 EAL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사랑하는 이유다. 이 아이들은 엄청 불리한 상태에서 학교에 들어오고 그 중 많은 아이는 교육기관에 다녀본 적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자신의 기대조차 뛰어넘고 있다. 일단 학교에서 인정받는다고 느끼면 아무도 이들을 막을 수 없다.
학교 생활이 던지는 도전과제, 그 도전과제의 예측 불가능성, 오르락과 내리락, 환희와 절망이 그리웠다. 나는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 안달이 났다.
EAL 학생이자 난민인 파티마에게 카운슬러, 통역사, 심리치료사 등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우리 학교의 정책이었다.
나는 파티마(시리아 난민, 단독 소아 여객으로 영국에 부모없이 도착)의 내면에 표출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이 수업이 파티마가 감정을 표출할 수 있는 유일한 배출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사로서 모든 학생을 위해 완벽하게 행동하기란 불가능하다. 내가 어떤 특권들을 누렸는지 새삼 떠올릴 때가 많다. 내가 경험한 것은 우리 학생들이 경험한 것과 같지 않다. 파티마의 이야기는 일부 우리 학생들이 싸워나가야만 하는 힘겨운 삶을 서늘하게 상기시켜준다. 파티마와 같은 학생들이 처한 온갖 역경을 생각할 때 이들이 그렇게 많은 일을 계속 성취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게 기적에 가깝다. 나는 파티마가 얼마나 힘든 여정을 겪었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지만 파티마가 해냈다는 사실에 깊은 감사를 느꼈다.
6장 예술은 가치 없다는 편견과의 싸움
아이들에게는 그들이 사는 방식이 정상적인 삶이다. 따라서 과잉 반응을 하거나 아이들이 자신이 가정생활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 역시 바이날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습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제는 왜 그런지 이해되었다. 바이날은 GCSE 과목을 12과목 이상 공부하는데, 집에 따로 공부할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효율적으로 공부하게 되었고 최대한 많은 일을 학교에서 끝내려 노력했던 것이다.
우리 가족은 그들이 먹고살기 위해 했던 일보다 우리 세대가 더 나은 일을 하기를 항상 희망하지 않았던가? 인간은 자신이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존재가 될 수 없다는 격언.
매년 예술가가 되고 싶은 열정에 관해 부모에게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아이가 한 그룹에 서너 명씩 있다. 이런 아이들에게 나는 예술 분야의 모든 직업과 연봉이 망라된 그 종이로 무장한다. 또한 집에 가서 부모와 나눌 대화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내가 직접 부모와 통화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가끔은 이기고 가끔은 진다. 바이날에게는 자기 꿈을 좇겠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부모를 거역할 만큼 용감하지 않은 아이도 많다.
지타와 바이날 같은 여자아이들이 미술을 전공하는 것의 장점과 중요성을 더 일찍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은가? 교육 당국이 창의적인 과목들은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면 이런 과목들이 특별하고 성공적인 커리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아이들이 어떻게 부모를 설득할 수 있겠는가? 학교에서 창의적인 과목들을 더 중요시한다면 분몽 학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예술을 가치 없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가 변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재능이 뛰어난 어린 예술가들이 모두 그물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7장 한 명의 아이가 품에서 떠나갈 때
정부는 우리에게 커리큘럼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물어보는 대신 21세기를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 어떤지 물어야 한다. 아이들의 정신건강 문제 혹은 자해 문제에 관해, 아이들이 점점 굶주리는 문제나 아이들이 가정에서 목격하는 학대 문제에 관해 물어야 한다. 이런 정보는 정부가 학교에 요구하는 팩트와 숫자에 의해 포착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교사가 매일 대처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들이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된 뒤에야 비로소 가르침과 배움을 시작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 사이에(혹은 심지어 학생들 사이에) 대화를 열어주는 일은 그 어떠한 것이라도 유익하다. 적어도 내게는 말이다. 교사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삶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수업을 들으러 교실을 옮겨 다닐 때 복도에서 나누는 얘기들에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
교직 생활을 하면서 나는 행동 문제로 고생하는 많은 학생과 마주쳤다. 교사들은 자기감정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하나의 과정이고,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말로 설명하고 몸소 보여줘야 한다는 사실을 자주 잊는다. 감정 통제 능력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전략들을 아이들과 공유한다. 내가 성질을 억제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낄 때마다 사용하는 전략이다. 나는 이런 순간들에 관해 아이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렇게 해야 아이들과 인간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아이드은 어른도 실수를 저지르고 어른도 자신을 억제하느라 치열하게 싸우며 어른도 이에 대처하는 전략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 젊은 교사였을 때는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배운 가장 어려운 교훈 중 하나는 우리가 모든 아이를 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이런 학생들과 그들의 경험은 교사에게 머무른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교사의 마음 속 안내서에 남아 교직 생활 내내 간직된다. 그렇지만 구하지 못한 한 명의 아이가 품에서 떠나갈 때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다른 열 명의 아이가 자기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네가 성인이 되면 나는 네가 단호하고 독립적이고 의지가 강한 사람이 되면 좋겠어. 하지만 아이일 때는 네가 수동적이고 순응적이고 말을 잘 들으면 좋겠어. - 만화 장면
내가 볼 때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다를 떠는 이유는 그들이 우리를 신뢰하기 때문이고, 우리가 경찰관이 아니기 때문이며, 우리가 그들의 생각을 들어주기 위해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8장 이민자 아이들이 안고 있는 위기
우리의 공동체는 여러 문화가 역동적이고 다채롭게 뒤섞여 있다. 그리고 우리의 일상적인 교육은 우리 사이의 이런 문화적 차이점들을 포괄하는 동시에 학생들 사이에 상호 존중을 촉진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학생들이 서로의 배경을 존중하고, 이에 관해 배우고 항상 호기심을 가지도록 돕는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영국 문화를 얼마나 이해하느냐가 아니라, 교사들이 학생들의 문화를 얼마나 이해하느냐라는 사실.
나는 자라온 환경 덕분에 이민자 공동체들에게는 자신들의 문화적 관습이나 종교적 관습을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이해한다. 이는 이민자들이 자녀들에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자기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고향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는 더욱 그렇다.
많은 이민자에게는 문화적 관습이 삶의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주의 깊게 살펴보는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는 몇 가지가 있다. - 예. 할례
(여성 성기 절제, 어떠한 의학적 이유도 없이 여성의 생식기를 고의로 자르거나 손상하거나 변화시키는 수술, 음핵을 제거하는 것, 음순을 자르고 위치를 옮기고 봉합해 질의 입구를 좁게 만들어 소변을 누거나 생리를 위한 작은 구멍만 남기는 것 포함, 여자 아이들이 성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
교사로서 우리는 어떠한 인종차별주의나 심한 편견도 근절하고, 학생들에게 우리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의무가 있다. (집에서 우연히 들은 인종차별주의적 이야기를 학교에서 쏟아내는 경우..)
교사들은 항상 학부모들이 우리를 지지해주기를 바란다. 결국 우리는 아이가 학교를 순탄하게 다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어떤 학부모가 오히려 문제의 핵심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들을 교육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예 극단주의 야쿠프 학생이 아프리카계의 학생을 계속 유인원이라고 놀려서 맞음, 부모는 야쿠프가 맞은 쪽이라며 심각성을 이해 못함, 나치의 갈고리 십자가 표시를 공책에 낙서로 그리는 경우, 갑자기 머리를 삭발하는 학생들, 인종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경우, 학교 바깥에서 나치 추종자 무리에게 모집될 위험, 극우 극단주의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조종당할 위험- 프리벤트 프로그램에 보고 – 극단주의 조짐을 보이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대테러 프로그램)
오늘날 교사라는 직업은 점점 더 다양한 방향으로 담당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맡은 과목을 가르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체육 교사들은 학생들이 운동복으로 갈아입을 때 신체적 학대를 당한 흔적이 없는지 눈여겨 보라고 훈련받는다.
정부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웰빙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아이들이 매일매일 살아내야 하는 진짜 위기에 대해서도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 교육부 장관들은 시험 결과가 저조한 이유, 교사가 자신의 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 자원이나 예산이 잘못 사용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만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은 현장에 있는 교사와 학생들이 하루하루 어떠한 일에 대처하고 있는지 하나도 모르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평가 위주의 행정 편의적인 대처 방식이 현실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도 모르는 듯하다.
9장 게임과 소셜미디어의 대혼란에서
학교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밤새 게임을 하도록 허용했을 때 어떠한 결과가 생기는지 자주 목격한다. 이런 아이들은 피로에 찌든 얼굴로 수업에 집중하려 안간힘을 쓴다. 혹은 또래 친구들에게 점점 짜증을 더 많이 낸다. 이들은 주변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하루를 보내고 두뇌 속 보상 체계를 자극하는 것이 없으면 임무를 완수하지 못한다. 또 게임을 한 시간 더 하기 위해 숙제를 희생한다. 이 한 시간이 두 시간이 되고 세 시간, 네 시간이 된다. 그동안 게임기가 어린 아이의 두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많은 염려가 제기되어 왔다. 인간의 두뇌는 25세 때까지 완전히 성숙하지 않는다.
두뇌의 충동적인 부분(소뇌에 있는 편도체 시스템)이 게임이나 소셜미디어를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서 더 예민해질 뿐만 아니라 크기가 더 작아진다. 이런 아이들은 발달 중인 두뇌를 도파민 분출로 넘치게 하고 있다. 수업이 이들의 주의를 끌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게임과 비교하면 수업은 지루한 데다 속도까지 느리다. 이들은 더 큰 자극에 익숙해져 있다. 13~15세에 비디오 게임을 과도하게 하면 나중에 약물을 남용할 우려가 더 커질 수도 있다.
내가 학부모에게 자기 자녀를 규율하는 법을 직접 보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많은 부모가 자녀의 양육 책임을 포기한 채 전자기기에 아이의 돌봄을 떠넘긴다.
요즘 아이들은 ‘완벽함’이라는 개념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 얼굴을 더 예쁘게 만들기 위해 사진을 조작, 멋져 보이게 만들어주는 온갖 물건을 살 돈이 없다고 낙담 등등...
나는 워키토키로 보안팀에 연락했다. 그들에게 밖에 나가서 라히바를 기다리는 패거리가 보이는지 슬쩍 확인해달라고 부탁했다...(라히바, 남자 아이가 라히바에게 알리지 않은 채 성적 행위 동영상을 촬영해 학교 전체에 돌아서 과거에서 탈출하기 위해 관리 전학을 당함)
소셜미디어 때문에 요즘은 아이들의 실수가 평생 따라다닌다. 교사들은 학생들 침실의 왓츠앱이나 페이스북에서 시작되어 학교생활 속으로 쏟아져 들어온 갈등들을 해결하는 일에 점점 더 업무의 주요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교사들은 이미 매일매일 대처해야 할 일이 차고 넘친다. 하지만 교사가 아니라면 과연 누가 요즘 십 대들이 소셜미디어의 대혼란을 해쳐나가도록 도울까?
10장 다른 교사를 평가하는 일의 괴로움
많은 교사에게 교직은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하나의 소명이다. 정말 중요한 곳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 바람,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은 소망, 자신이 아이에게 불어넣은 가치와 기술들이 파급효과를 일으켜 사회 전체에 더 큰 변화를 가져오는 모습을 보고 싶은 기대를 가지고 있다.
아이를 낳은 여성들에게 삶은 불가능한 선택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평생 일해온 직장에서 똑같은 강도로 일하는 동시에 자녀의 욕구도 일일이 충족시켜줘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아이를 낳은 뒤 내 우선순위가 다른 식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선입견을 떨쳐버리기 위해 예전보다 두 배 더 열심히 일했다. 예전과 똑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하기 위해서였다.
그 어떤 대화도 동료에게 당신들이 실패하고 있고 당신들의 수업 수준이 훌륭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그런 대화는 정말이지 절대 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은 ‘일관성’에 대응한다. -만약 모든 교사가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다른 교사들 또한 도움을 받을 것이다.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기대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교사는 학습과 수업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다.
그녀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의사소통 기술을 향상할 수 있을지 물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설명할 때 의도적으로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11장 모든 아이는 꿈을 성취할 잠재력이 있다
학교들은 항상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예술 과목은 필수 과목과 비교해 나머지 과목으로 여겨질 때가 많다. 학교들은 영어, 수학, 과학과 같은 핵심 과목의 시험 결과에 따라 평가되고, 결국 재정 지원을 받는다. 그래서 지원 자금 할당 문제에서 이런 과목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
제가 교사로 일하고 있는 런던 브렌트구 공동체는 아름다울 정도로 매우 다채롭습니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문화가 가장 많이 뒤섞여 있는 공동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지역 거주자의 거의 절반이 영국이 아닌 곳에서 태어났고 우리 학교 학생들은 100가지가 넘는 언어를 사용합니다. 많은 학생들에게 영어는 집에서 사용하는 주된 언어가 아닙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우리 공동체의 많은 학생은 힘겨운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힘든 삶을 삽니다. 좁고 혼잡한 집에 살고 있어 공부할 수 있는 평화롭고 고요한 장소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학생은 부모님이 직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른 가족을 간병하거나 어린 동생들을 돌보느라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지 못합니다.
놀라운 점은 가정에 어떤 문젯거리가 있든, 무엇이 자기 삶에서 결핍되어 있거나 무엇이 자신에게 고통을 야기하고 있든 우리 학교가 아이들의 것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우리 학교가 새벽 6시에 문을 연다면 아이들은 새벽 5시에 교문 밖에서 줄 지어 기다릴 것입니다. 아이들은 이토록 경이롭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교사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우리 학교가 안전한 피난처가 되도록 보장하는 것입니다.
미술 과목은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그리고 이는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한 뒤 일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미술 과목은 역경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고 인내는 결실을 낳는다는 사실을 가르칩니다. 제 학생들에게 미술 과목은 일종의 보호 구역입니다. 안전하게 자기 자신을 표현하고 자기 정체성과 연결할 수 있는 곳입니다. 미술 과목에 더 많은 시간을 쏟고 다른 과목들의 성적 역시 더 좋아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12장 ‘세계 교사상’이 실현해준 꿈 -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
거듭 말하지만 자신이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존재가 되기란 힘든 법이다. 이는 내가 우리 프로젝트에 오직 백인 남성들만 학생을 가르치게 하지 않도록 항상 유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어떤 과목을 제시하고 그들에게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배우고 가르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면 아이들은 그 과목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그 과목을 뛰어나게 잘할 수 있다
깨닫고 적용할 점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학생들의 일상에 영향을 끼치는 진짜 중요한 문제들 -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 가정폭력을 당하지는 않는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지- 등이다. 그것들이 학생들의 진정한 웰빙이며 이에 대한 관심이 진정한 학생들에 대한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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